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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진 “750달러짜리 장비만으로 위성 데이터 탈취 가능”
위성을 통해 전송되는 데이터는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큼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
월요일 발표된 새로운 [연구](https://satcom.sysnet.ucsd.edu/)에 따르면 이동통신사, 유통업체, 은행은 물론 군대의 통신까지 암호화되지 않은 채 정지궤도 위성을 통해 송출되고 있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고 캠퍼스(UCSD)와 메릴랜드대학교 연구진은 3년에 걸쳐 남부 캘리포니아의 한 건물 옥상에서 위성 39대를 조사했다. 분석한 신호 가운데 약 절반에서 암호화되지 않은 데이터가 전송되고 있었다. 전화 통화와 군수 정보부터 유통업체의 재고 현황까지 온갖 정보가 노출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연구진은 「위를 보지 마라: 정지궤도 위성의 민감한 내부 링크가 평문으로 노출돼 있다(Don’t Look Up: There Are Sensitive Internal Links in the Clear on GEO Satellites)」라는 제목의 [논문](https://satcom.sysnet.ucsd.edu/docs/dontlookup_ccs25_fullpaper.pdf)에서 “위성 서비스 고객이 기대하는 데이터 보안 수준과 실제 보안 상태 사이에는 분명한 괴리가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이번 주 대만에서 열리는 국제컴퓨터학회(Association for Computing Machinery) 학술대회에서도 발표된다. 논문 제목은 2021년 공개된 넷플릭스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을 명백히 인용한 것으로, 여기서는 위성 보안의 허점을 빗댄 표현이다.
이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UCSD 교수 에런 슐먼은 [와이어드](https://www.wired.com/story/satellites-are-leaking-the-worlds-secrets-calls-texts-military-and-corporate-data/)에 “아무도 이 모든 위성을 확인하고 조사해 어떤 정보가 오가는지 살펴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듯하다. 그것이 이들의 보안 방식이었다”며 “누군가 하늘을 올려다보리라고는 정말 생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연구진이 이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정교한 첩보 장비를 전혀 쓰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장비만 사용했다. 장비는 185달러짜리 위성 안테나, 195달러짜리 모터가 달린 140달러짜리 옥상 거치대, 230달러짜리 튜너 카드로 구성됐다. 전체 비용은 약 750달러였으며, 시스템은 샌디에이고 라호야에 있는 대학 건물에 설치됐다.
## 연구진이 발견한 정보
연구진은 이처럼 간단한 장비로 전화 통화와 문자 메시지, 항공기 승객의 기내 와이파이 데이터, 전력회사의 신호 등 광범위한 통신 데이터를 수집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군 및 사법기관 통신뿐 아니라 현금자동입출금기 거래와 기업 내부 통신까지 확보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피해를 본 기관과 기업에는 월마트 멕시코, 산탄데르 멕시코, 멕시코 군인은행인 반헤르시토 등이 포함됐다.
통신 분야에서는 티모바일, AT&T 멕시코, 텔멕스 고객의 전화번호와 통화 내용, 문자 메시지를 수집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동통신사가 외딴 지역의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위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이러한 신호가 노출됐다. 예를 들어 미국 사막 지역의 외딴 기지국은 위성에 연결되고, 위성은 다시 이동통신사의 핵심망으로 신호를 전달한다. 이처럼 내부에서 신호를 추가로 전달하는 단계를 「백홀 트래픽(backhaul traffic)」이라고 한다. 연구진은 일부 백홀 트래픽이 암호화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티모바일 사용자 2,700여 명의 전화번호와 일부 통화 및 문자 메시지를 수집하는 데 걸린 시간은 9시간에 불과했다.
티모바일은 기즈모도에 보낸 이메일 성명에서 “2024년 수행된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문제는 인구가 적은 외딴 지역에서 정지궤도 위성 백홀을 사용하는 일부 기지국에 영향을 준 공급업체의 기술적 설정 오류였다. 티모바일은 이를 즉시 해결했다”며 “전체 네트워크에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며, 티새틀라이트의 휴대전화 직접 연결 서비스와도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 설정 정보, 발신 번호, 문자 메시지 내용 등 휴대전화 단말기와 핵심망 사이를 오가는 신호 트래픽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세션 개시 프로토콜(Session Initiation Protocol·SIP) 암호화를 적용했다”며 “보안 연구자 공동체와 협력할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들의 연구는 고객 데이터를 보호하려는 티모바일의 지속적인 노력을 강화하고 업계 전반의 보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미국 군함에서 오간 암호화되지 않은 인터넷 통신뿐 아니라 멕시코 군과 사법기관이 마약 밀매와 관련해 주고받은 통신도 확보했다.
연구진은 보안 결함의 영향을 받은 모든 당사자에게 문제를 알렸으며, 여러 기관과 기업이 이미 수정 조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허가를 받아 해당 네트워크를 다시 조사했고, 티모바일과 월마트가 문제를 해결했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경제적 유인을 비롯해 신호가 암호화되지 않은 여러 이유를 제시했다. 데이터를 암호화하면 추가 비용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위성방송 사업자가 불법 시청을 막는 경우처럼 경제적 이익이 분명하다면 암호화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 반면 일부 기관에서는 암호화가 효율을 떨어뜨리고 서비스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때로는 실수로 암호화가 꺼지기도 한다. 이때 데이터가 더 이상 보호되지 않는다는 경고가 없어도 전체 시스템은 계속 작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