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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대광고를 넘어선 양자 컴퓨팅: 세바스찬 해싱어와의 대화
[세바스찬 해싱어](https://www.linkedin.com/in/shassinger)는 IBM과 AWS에서 일하며 연구 단계의 호기심에 머물던 양자 컴퓨팅이 실제 장비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또한 물리학 학위가 없는 사람도 이 분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양자 시대(The New Quantum Era)](https://www.packtpub.com/en-us/product/the-new-quantum-era-9781807787370)를 집필했습니다. 이번 대화에서는 진정한 발전과 마케팅을 구별하는 방법, 양자 기술이 가장 먼저 가치를 발휘할 분야, 엔지니어링 팀이 양자 시대에 실질적으로 대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동영상 3](https://www.youtube.com/watch?v=133jkU_Qu5I)
> _이 세션은 딥 엔지니어링 라이브 인터뷰 시리즈(Deep Engineering Live Interview Series)의 일부로 생중계 중 녹화했습니다. 아래 대화록은 명확성과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다듬었습니다. 세션 도중 시청자들도 대화에 참여해 직접 질문했습니다._
_**어떻게 양자 컴퓨팅 분야에 뛰어들게 됐으며, 현재 이 분야는 어느 단계에 와 있습니까?**_
제 경력은 1990년대 초 인터넷 초창기부터 웹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신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이어졌습니다. 웹에 최초의 애플 지원 사이트를 구축했고,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도 몇 곳 창업했습니다. IBM과 애플 같은 대기업에서 혁신 업무를 맡는 한편, 스타트업에 자문하고 공동 창업자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므로 직장 생활의 대부분을 한 신기술 분야에서 다음 신기술 분야로 옮겨 다닌 셈입니다.
양자가 저를 찾아온 것은 2017년이었습니다. IBM으로부터 키스킷(Qiskit)의 오픈 소스 전략을 지원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T. J. 왓슨 연구소에서 열린 싱크 서밋(Think Summit)에 참석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연구진은 이듬해 출시할 53큐비트 장비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내용의 95% 정도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새롭고 초기 단계에 있는 기술이라는 점만큼은 알 수 있었습니다. 남은 경력 동안 또 다른 신기술 분야를 찾아 나설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물리학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저는 늘 양자 물리학에 매료돼 있었습니다. 결국 양자 컴퓨팅에 푹 빠졌고, 1년 안에 IBM 퀀텀 팀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이론은 198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나 물리적 큐비트와 이를 이용해 실제로 계산할 수 있다는 증거는 2000년 무렵에야 등장했습니다. 대략 25년 동안 연구가 이어진 셈이며, 이제는 고전 컴퓨터로는 정말 할 수 없는 작업을 수행하는 장비에 가까이 다가섰습니다. 지금까지는 모든 것이 실험 단계였습니다. 여전히 현재의 양자 컴퓨터보다 노트북으로 양자 컴퓨터를 시뮬레이션하는 편이 더 낫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2030년이 되기 전에는 고전적인 방식으로 처리할 수 없는 의미 있는 작업을 수행할 만큼 확장된 장비가 등장할 것입니다. 최근 관심의 대부분은 바로 이러한 변화에서 비롯됩니다.
_**비유는 모두 걷어내고 설명해 보겠습니다. 양자 컴퓨터는 고전 컴퓨터로 할 수 없는 어떤 일을 실제로 합니까?**_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비유 가운데 상당수는 오해를 일으킵니다. 제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던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해 보겠습니다. 고전 컴퓨터는 실리콘에 회로를 새겨 만듭니다. 이 회로는 켜지고 꺼지는 방식으로 불 논리(Boolean logic)를 표현하며, 불 논리는 고전 컴퓨터가 수행하는 모든 작업의 토대입니다. 반면 큐비트는 자연에 존재하는 2준위 시스템(two-level system)을 이용합니다. 원자나 초전도 회로, 광자처럼 두 개의 에너지 준위를 제어하고 판독해 0과 1로 나타낼 수 있는 대상입니다. 차이는 이 상태들이 중첩(superposition) 상태로 존재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중첩 상태에서는 값이 0과 1 사이에 확률적으로 놓인 파동 함수처럼 움직이므로 큐비트 하나가 벡터 역할을 합니다. 큐비트가 많아지면 불 논리가 아니라 선형대수를 수행하게 됩니다. 선형대수는 변수들이 강하게 연결된 고차원 문제를 처리하는 데 매우 뛰어납니다.
물리학자들이 이의를 제기하기도 하지만, 외판원 문제(traveling salesman problem)가 흔히 드는 예입니다. 모든 도시를 통과하는 최적 경로를 찾는 것은 조합 문제입니다. 고전 컴퓨터에서는 도시가 하나 추가될 때마다 검사해야 할 조합이 대략 두 배로 늘어납니다. 반면 큐비트를 이용하면 큐비트 하나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계산 공간을 확장할 수 있습니다. 큐비트 수가 선형적인 개수가 아니라 해당 공간의 지수가 되기 때문입니다. 논리 큐비트 수백 개를 표현하려면 우주의 원자 수보다 많은 비트가 필요하다는 말은 바로 이런 뜻입니다.
두 번째 관점은 더 간단합니다. 자연에서 가져온 양자 시스템으로 자연의 다른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이 이 분야의 출발점으로 여기는 1981년 기조연설에서 파인만은 이를 지적했습니다. 다체계(many-body system)는 복잡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자연을 시뮬레이션하기가 본질적으로 어렵습니다. 따라서 같은 종류의 시스템으로 만든 컴퓨터라면 이 문제를 훨씬 더 잘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간결하게 말하면 자연의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하려면 자연의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_**중첩과 얽힘(entanglement)은 그 의미가 느슨하게 사용되곤 합니다. 사람들이 가장 흔히 오해하는 개념은 무엇이며, 어떻게 직관적으로 이해해야 합니까?**_
가장 큰 문제는 명백한 오류라기보다 의미가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양자 컴퓨터가 모든 해답을 동시에 시험한 뒤 정답을 선택한다고 말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맞지 않는 설명입니다. 이러한 혼동은 대개 이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알고리즘인 쇼어 알고리즘(Shor’s algorithm)에서 비롯됩니다. 피터 쇼어가 1990년대 초에 발견한 알고리즘입니다. 쇼어 알고리즘은 매우 큰 수를 소인수로 분해합니다. 이러한 인수분해가 현대 암호화 대부분의 토대이므로 이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RSA를 비롯한 비대칭 암호를 깰 수 있습니다.
이 알고리즘은 양자 위상 추정(quantum phase estimation)을 이용해 작동합니다. 얽힌 큐비트가 많이 모여 형성하는 매우 큰 계산 공간 안에서 의도적으로 간섭 패턴을 만듭니다. 이 공간을 흔히 힐베르트 공간(Hilbert space)이라고 하며, 그 크기는 2의 큐비트 수 제곱으로 증가합니다. 파동 함수들이 서로 간섭하면서 정답은 증폭하고 오답은 억제됩니다. 모든 답을 동시에 시험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그런 축약된 설명이 계속 쓰이는 것입니다. 언젠가 피터에게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설명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잠시 생각하더니 “글쎄요, 완전히 틀렸다고 하기도 어렵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양자와 관련해서는 좀처럼 명확하게 흑백을 가릴 수 없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의 실제 경험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서 물리적이거나 인간적인 비유를 사용하면 어떤 식으로든 왜곡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낯선 개념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도 제가 이 분야를 매력적으로 느끼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_**그렇다면 AI와 머신러닝 분야에서 양자 컴퓨팅은 어떤 위치에 있으며, 알려진 양자 알고리즘이 이토록 적은 이유는 무엇입니까?**_
이론적 우위가 입증된 알고리즘은 HHL을 비롯해 몇 가지가 있으며, 이 소수의 알고리즘에서 파생된 변형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알려진 알고리즘이 몇 개 안 된다는 사실이 걱정스러웠습니다.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고전 컴퓨팅의 역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20세기 중반에 이런 컴퓨터를 만들던 당시에는 누구도 컴퓨터가 어디에 유용할지 알지 못했고, 오랜 시간이 지나도록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폰 노이만은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에서 컴퓨터를 제작하는 팀을 이끌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에서는 에니악(ENIAC)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두 프로젝트 모두 맨해튼 계획과 기타 전시 연구에 필요했던 복잡한 물리 계산이 동력이 됐습니다.
폰 노이만과 함께 일하던 수학자 스타니스와프 울람은 중성자 확산을 계산하기 위한 표본 추출법을 고안하고 이를 몬테카를로 알고리즘(Monte Carlo algorithm)이라 불렀습니다. 누군가 몬테카를로 기법을 포트폴리오 최적화에 활용하겠다고 생각하기까지 30년 넘게 걸렸습니다. 원래 문제 밖에서도 이 기법이 가치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보기 전까지 수십 년이 흐른 것입니다. 양자 컴퓨팅에서도 같은 양상이 나타나리라 생각하며, 다만 더 빨리 진행되기를 바랍니다. 물리학자와 화학자는 이런 장비로 다체계를 시뮬레이션하고 고전적으로는 불가능한 실험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특정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안한 기법은 다른 분야에서도 예상치 못한 가치를 발휘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나머지 사람들이 해야 할 진짜 일은 초기 사용자들을 면밀히 지켜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들이 개발한 기법 가운데 일반화해 다른 산업에서 가치 있는 알고리즘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_**양자 컴퓨팅이 진정으로 우위를 발휘하는 분야는 어디이며, 가까운 미래에도 고전 컴퓨팅이 앞설 분야는 어디입니까?**_
먼저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품는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 주제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양자 컴퓨터가 더 빠르거나 더 큰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는 더 적은 데이터를 다루면서 더 느리게 작동하는 장비입니다. 현재 큐비트 수는 수백 개 수준이며, 앞으로 수천 개에서 어쩌면 수만 개까지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큐비트 수는 사실상 장비의 레지스터 크기입니다. 쿼라(QuEra)의 아퀼라(Aquila)는 256큐비트 중성 원자 장비로, 한 번에 256비트의 정보를 불러올 수 있습니다. 이것만 놓고 보면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큐비트들을 얽히게 하면 이점이 나타납니다. 상태 벡터의 크기가 2의 256제곱에 이르는 다체계를 만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는 우주에 존재하는 원자의 수보다 많은 상태입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는 이러한 계산 공간을 물리적으로 재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경험 법칙상 문제가 고차원이고 요소들이 강하게 연결돼 있을 때 양자 컴퓨팅이 본질적인 이점을 갖습니다. 벡터와 선형대수는 이러한 공간을 불 논리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때문입니다. 자연에는 이런 문제가 아주 많습니다. 재료과학은 응집물질물리학을 다룹니다. 원자들이 격자 안에서 어떻게 배열되고, 그 결과 만들어진 물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연구합니다. 이는 양자 컴퓨터가 특히 잘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이미 양자 접근법으로 배터리를 설계하는 유망한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물질을 충분히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같은 강도를 유지하면서 훨씬 가벼운 신소재를 설계하거나, 광합성 같은 성질이 재료 자체에 내재하도록 만들 수 있으리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화학은 본질적으로 양자역학적입니다. 원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다루기 때문에 정밀하게 시뮬레이션하기도 매우 어렵습니다. 사람들은 재료 다음의 개척 분야로 소분자 화학을 꼽습니다. 여기에서 더 크고 복잡한 분자를 다루는 제약 분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를 위해서는 더 큰 장비가 필요합니다. 약물 후보가 체내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표적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시뮬레이션할 만큼 큰 양자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면 신약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약물 후보를 실제로 제조하기 전에 충실도가 높은 시뮬레이션으로 먼저 선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리과학 밖에서는 최적화와 쇼어 계열의 암호 알고리즘이 주로 거론됩니다. 하지만 이는 우리가 이미 아는 소수의 사례일 뿐입니다. 나머지는 고전적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없는 장비를 실제로 사용하면서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물리과학이 이점을 얻으리라는 점은 확실합니다. 반면 금융이나 물류의 더 광범위한 응용 분야는 우리를 놀라게 할 수도 있습니다. 해당 규모의 장비가 실제로 등장하기 전까지는 어떤 응용이 가능할지 상상조차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_**기업은 흔히 양자 컴퓨팅이 기존 워크로드의 속도를 높이리라 생각합니다. 이런 가정이 명백히 틀린 문제는 무엇입니까?**_
가장 간단한 답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문제입니다. 양자 컴퓨터는 가까운 미래에 그런 작업을 해내지 못할 것이며, 어쩌면 영원히 못 할 수도 있습니다. 고전 컴퓨팅 역시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분야에 관해 ‘절대 불가능하다’라는 말은 피하지만, 고전 컴퓨팅이 계속 앞설 가능성이 큰 영역입니다. 그 경계는 충실도(fidelity)를 기준으로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고전적인 화학 시뮬레이션에서는 밀도 행렬 재규격화군(DMRG)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계산해야 할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반응에 관한 정보 대부분을 의도적으로 버리고, 가장 중요하리라 추정되는 작은 부분에 알고리즘의 초점을 맞춥니다. 양자 컴퓨팅은 실제 역학을 더 많이 보존하면서 훨씬 충실도 높은 시뮬레이션을 제공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은 자사의 활용 사례가 실제로 고차원이며 강하게 연결된 데이터를 포함하는지 물어야 합니다. 최적화는 잠재력이 있는 분야 중 하나입니다. 매개변수가 서로 많이 연결될수록 문제가 고차원화하고 조합 복잡성이 커집니다. 더 큰 양자 컴퓨터라면 최대 절단(max cut) 같은 고전적 접근법보다 이를 효율적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직 유용한 작업을 실행할 수 있는 장비가 없더라도 기업이 지금부터 양자 정보를 이해하고 알고리즘을 탐구할 역량에 투자하는 것은 현명합니다. 비즈니스 문제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하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난 세기 중반부터 거의 80년 동안 고전적이고 불 논리에 기반한 방식으로 사고해 왔기 때문입니다. 이런 전제들은 사고방식에 깊이 뿌리내렸습니다. 우리는 노트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또한 자신이 문제를 해결할 때 밑바탕에서 불 대수를 얼마나 당연하게 전제하는지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양자적 직관을 기르고 선형대수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법을 배우려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가 본 가장 현명한 기업들은 역량 있는 인재를 소수 채용하고 하드웨어 기업 및 학계와 공동 연구를 진행합니다. 예를 들어 JP모건 팀은 자사 비즈니스의 여러 측면에 대응하는 이론적 문제를 연구하고, 그 결과를 열린 과학(open science) 방식으로 공개합니다. 장비가 충분히 성숙해 실질적인 가치를 발휘할 때 양자 기술을 적용할 역량을 미리 기르는 것입니다.
_**하드웨어의 현실을 솔직하게 평가해 주십시오. 고전 시스템이 이미 처리하는 범위를 넘어 유용한 작업을 수행하는 장비가 등장하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합니까?**_
우리는 바로 문턱에 와 있습니다. 2030년이 되기 전에는 고전 컴퓨팅의 한계를 넘어 의미 있는 작업을 수행하는 장비가 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공급업체들이 추진하는 모든 구현 방식에는 아직 심각한 과학적 미지수가 남아 있습니다. 고전 컴퓨팅의 초창기와 비슷합니다. 당시에는 칩에 더 많은 트랜지스터를 집적하는 방법뿐 아니라 어떤 재료와 제조 공정이 실제로 작동할지도 알 수 없었습니다. 업계가 수년에 걸쳐 해결해야 했던 진정한 미지의 문제였습니다. 전체 과정을 한데 모아 볼 때만 매끄러운 발전 곡선처럼 보였습니다. 양자 컴퓨팅도 여러 면에서 이처럼 매우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변환(transduction)이 구체적인 사례입니다. 초전도 큐비트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희석 냉동기 안에 보관합니다. 냉동기 내부 공간은 한정돼 있으므로 규모를 확장하려면 냉동기 하나의 바닥에 있는 큐비트와 다른 냉동기의 큐비트를 연결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큐비트를 통신에 사용하는 광자 주파수로 변환하고, 광섬유를 통해 양자 값을 전송한 다음, 두 번째 냉동기에서 다시 고유 주파수로 변환해야 합니다. 현재 알려진 어떤 방법도 장비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충실도를 제공하지 못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도 아직 모릅니다. 이는 단순히 어려운 엔지니어링 문제가 아니라 과학적 난제입니다. 과학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는 운도 필요합니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로드맵을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로드맵은 1년 후, 3년 후, 5년 후의 확정적 이정표를 예측하는 엔지니어링 문서입니다. 하지만 엔지니어링은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과학적 돌파구보다 훨씬 결정론적입니다. 그래서 투자자들과 이야기할 때면 하드웨어 기업이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학적 난제를 철저히 실사하라고 조언합니다. 최종 사용자에게는 특정 공급업체의 세부 사항이 거의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업계 전체가 지향하는 북극성(North Star)입니다. 즉, 노트북이나 GPU 클러스터로 시뮬레이션할 수 없는 규모의 내결함성 논리 큐비트(fault-tolerant logical qubits)입니다. 고전적인 방식으로 시뮬레이션할 수 없게 되면 양자 컴퓨터에서 실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오직 그 경계만이 중요합니다.
_**오류 수정(error correction)은 계속해서 병목으로 지목됩니다. 지난 1년 동안 실제로 달라진 것은 무엇이며, 달라지지 않은 것은 무엇입니까?**_
먼저 큐비트 수가 실제로 무엇을 알려 주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알려 주는 것이 적습니다. 큐비트 수는 사실상 레지스터 크기이지 발전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큐비트가 수천 개인 장비는 이미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IBM에서는 로드맵에 따라 1,000개가 조금 넘는 큐비트를 갖춘 콘도르(Condor)라는 칩을 만들었습니다. 이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연구개발 과정 자체에는 분명한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연결성이 너무 낮고 잡음을 관리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연구자들조차 더 작지만 성능이 뛰어난 127~133큐비트 장비로 돌아가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그러므로 물리적 큐비트 수만으로는 실용화를 향한 발전 정도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충실도와 잡음입니다. 이를 가늠할 좋은 대리 지표가 오류 수정 코드의 복원력입니다. 이는 거리(distance) 또는 d값(d value)으로 표현합니다. 대략적으로 말하면 정보가 붕괴해 계산을 잃기 전까지 시스템이 감당할 수 있는 오류의 수입니다. 따라서 거리가 클수록 시스템의 복원력이 높습니다. 제 기억이 맞는다면 약 1년 반 전에 진행한 윌로(Willow) 실험은 거리 7이었습니다. 표면 코드(surface code) 안에 물리적 큐비트 약 100개를 넣어 논리 큐비트 하나로 나타냈습니다. 최종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잘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사용자는 기반 게이트의 충실도를 알 필요가 없습니다. 논리 큐비트가 몇 개이며 오류 수정의 복원력이 얼마나 높은지 알면 됩니다. 변하지 않은 사실은 여전히 기초과학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이제 양자 컴퓨팅은 엔지니어링만의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주장을 의심해야 합니다.
_**양자 시대에 대비한다는 것은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며, 고전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합니까?**_
‘양자 준비(quantum ready)’의 의미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넓은 의미에서는 문제에 양자 정보 접근법을 적용하는 방식에 관해 어느 정도 직관을 기르는 것입니다. 기존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가장 좋은 진입로는 대개 코딩이며, 사용하는 도구도 익숙합니다. 양자 프로그래밍은 대부분 파이썬으로 합니다. 키스킷은 IBM의 파이썬 SDK이며, 제가 AWS에서 작업했던 아마존 브라켓(Amazon Braket) 역시 파이썬을 사용합니다. 이 밖에도 여러 도구가 널리 알려진 언어를 기반으로 합니다. 작업을 구성해 양자 컴퓨터로 전송하는 과정에는 우리가 이미 아는 도구를 사용합니다. 어려운 부분은 회로 자체의 논리입니다. 그래도 익숙해지기 시작할 수 있는 부담 없는 진입점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곳 중 하나는 제가 펠로로 활동하는 유니터리 재단(Unitary Foundation)입니다. 이 재단은 매년 몇 주 동안 전 세계적으로 유니터리 핵(Unitary Hack)을 개최합니다. 오픈 소스 양자 소프트웨어의 유지관리자들이 저장소의 이슈에 태그를 지정하면 개발자들이 보상을 받고 이를 해결하는 행사입니다. 해당 이슈는 일반적인 고전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정리 작업이나 보안, 유지보수 관련 업무인 경우가 많습니다. 부수적으로 양자 소프트웨어 패키지의 내부 작동 방식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례는 미스티 월이라는 엔지니어입니다. 그녀는 ASML에서 기계 엔지니어로 일했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마친 뒤 새로운 일을 찾다가 양자 정보에 관한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양자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오픈 소스 오류 완화 프레임워크인 미틱(Mitiq)의 이슈를 해결하기 시작했고, 2~3년 뒤에는 양자 오류 완화 연구 논문의 제1 저자가 됐습니다. 누구에게나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진입 경로입니다.
유니터리 재단은 연중 디스코드 서버를 운영합니다. 인기 있는 패키지마다 채널이 있어 오픈 소스 시뮬레이션 패키지를 비롯해 어떤 도구가 있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양자 회로를 고전적인 방식으로 실행할 시뮬레이터를 만들어 보는 것은 회로와 알고리즘이 실제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이해하는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 개발자에게는 이것이 가장 좋은 진입로입니다. 다른 방법은 물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연구소에 취업하는 것인데, 이는 길고 고된 과정입니다. 다행히 이제는 다른 사람들이 쏟은 노력 덕분에 우리가 이미 아는 도구를 사용해 인터넷으로 실제 양자 컴퓨터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세션이 끝난 뒤 세바스찬은 생방송 중 다루지 못한 두 가지 질문에 답했습니다.
**사람들이 언급하는 화학, 재료, 최적화, 암호학, 머신러닝 가운데 실질적인 가치에 가장 가까운 분야와 가장 먼 분야는 무엇입니까?**
아마 재료 분야일 것입니다. 때로는 재료과학의 한 유형으로 취급되는 소분자 화학이 근소한 차이로 그 뒤를 잇습니다. 최적화와 암호학, 머신러닝에는 모두 수천 개의 논리 큐비트가 필요하므로 실용화까지 더 오래 걸릴 것입니다.
**AWS와 IBM에서 상용화 업무를 담당한 경험이 있습니다. 마케팅이 엔지니어링보다 가장 흔히 앞서 나가는 부분은 어디입니까?**
적어도 QC 웨어(QC Ware)가 초기 Q2B 콘퍼런스를 개최하던 시절부터 양자 컴퓨팅의 활용 사례가 무엇이며 기업에 어떻게 유용할지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마케팅은 추측에 불과한 아이디어를 확실한 사실인 것처럼 제시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과학자의 추측을 과도하게 확대해 확정적인 내용처럼 만드는 것입니다. 또 하나 끊임없이 나오는 질문은 ‘언제인가’입니다. 그래서 일정 역시 마케팅이 자의적으로 과장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세바스찬 해싱어](https://www.linkedin.com/in/shassinger)는 뉴 퀀텀 에라(New Quantum Era) 팟캐스트를 제작하고 진행합니다. 그의 저서 [새로운 양자 시대(The New Quantum Era)](https://www.packtpub.com/en-us/product/the-new-quantum-era-9781807787370)는 물리학 배경지식이 없는 독자도 이 분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합니다. 링크드인에서 세바스찬을 만나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