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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시스의 생애와 시대, 1부: 심에브리싱
[](https://www.filfre.net/2016/06/simcity-part-1-will-wrights-city-in-a-box/118655-simcity-macintosh-front-cover/)
> 나는 지금도 대륙 이동 같은 것들에 완전히 압도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꽤 지루하게 들린다고 생각하는 그런 것들 말이다.
>
> — 윌 라이트
게이머들은 자신들의 취미가 걸어온 역사를 보존하는 데 매우 헌신적이며, 실제로도 아주 뛰어나다. 내가 이 사이트에 글을 써온 지난 15년 동안, 그들의 노력에 고마움을 느낄 일이 없었던 달은 거의 없었다. 초기에는 정성껏 정리된 8비트 디스크 이미지 아카이브와, 그것을 오늘날의 슈퍼컴퓨터에서 실행하게 해주는 에뮬레이터에 가장 감사했다. 최근에는 [스컴VM(ScummVM)](https://www.scummvm.org/) 같은 프로젝트와 수많은 패치 및 수정 덕분에 오래된 게임을 경험하기가 쉬워졌다. 내가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던 게임들보다 한없이 발전한 게임들이라 해도, 이제는 수십 년 전 작품들이다. 오늘날 투표할 나이가 된 일부 사람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지원이 끝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Microsoft Windows) 버전용으로 설계된 게임들이다. 더 최근에는 [와인(Wine)](https://www.winehq.org/)과 [루트리스(Lutris)](https://lutris.net/) 같은 프로젝트 덕분에 리눅스에서도 이런 게임들을 실행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경우 윈도우에서보다 더 쉽다. 그리고 물론 [모비게임스(MobyGames)](https://www.mobygames.com/)도 있다. 게임 역사를 쓰는 거의 매일 내가 방문해왔고, 앞으로도 틀림없이 계속 방문할 사이트다.
그래서 이렇게 말하자니 조금 마음이 아프다. 이런 팬들이 훌륭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바로 그 팬들이 그토록 열심히 보존하려는 역사에 대해 다소 왜곡된 인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사실 모비게임스 같은 사이트에 기록된 우리의 놀이 문화 과거는 당대의 실제 현장 사실과 뚜렷하게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그곳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레트로 게이머(Retro Gamer)* 같은 팬 잡지에서 애정 어린 회고를 여러 차례 얻어내는 게임들은 실제로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인 경우가 드물다. 그때나 지금이나 *아주 많이* 게임을 팔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를 게이머라고 여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어필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둠(DOOM)*](https://www.filfre.net/2020/06/the-shareware-scene-part-4-doom)이나 [*스타크래프트(Starcraft)*](https://www.filfre.net/2024/07/starcraft-a-history-in-two-acts)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감도 잡지 못하고, 모비게임스 같은 사이트를 찾아갈 생각은 백만 년이 지나도 하지 않을 사람들 말이다. 이들에게 게임은 그저 시간을 보내는 방법일 뿐, 열정이나 생활양식이 아니다. 그리고 친구들이여, 그런 사람들은 우리보다 훨씬 많다. 당대에 어떤 게임이 가장 성공했는지에 대한 이해를 모비게임스, 스팀(Steam), [GOG.com](https://www.gog.com/)에 올라온 향수 어린 리뷰의 수에 기대고 있다면, 당신은 크게 잘못 짚은 것이다.
이 괴리의 대표적인 사례는 [*미스트(Myst)*](https://www.filfre.net/2020/02/myst-or-the-drawbacks-to-success)다. 하드코어 게이머층은 *미스트*를 예쁜 그림 슬라이드쇼에 스위치 몇 개를 뒤집는 정해진 퍼즐을 연결해놓은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널리 깎아내렸다. 하지만 1990년대 미국의 보통 사람들 눈에 *미스트*는 개인용 컴퓨팅에서 벌어진 멀티미디어 혁명의 얼굴이었다. 그 결과 이 게임은 그 10년 동안 가장 많이 팔린 단일 게임이 되었다. 잠시 멈춰 살펴보면, 거의 같은 규모로 성공한 비핵심 게이밍(non-core-gaming) 사례가 놀랄 만큼 많다. 대부분은 *미스트*를 둘러싼 논의를 늘 끌어올렸던 고상한 예술성의 기미조차 없다. [다이너믹스(Dynamix)](https://www.filfre.net/2018/05/the-dynamic-interactive-narratives-of-dynamix)가 만든 게임 중 가장 성공한 작품은 [*아틱폭스(Articfox)*](https://www.mobygames.com/game/5474/arcticfox/), [*레드 배런(Red Baron)*](https://www.mobygames.com/game/1766/red-baron/), [*크론도르의 배신(Betrayal at Krondor)*](https://www.filfre.net/2019/10/betrayal-at-krondor), [*에이시스 오브 더 딥(Aces of the Deep)*](https://www.mobygames.com/game/1171/aces-of-the-deep/) 같은 하드코어 고전이 아니었다. 훨씬 대중적인 [*트로피 배스(Trophy Bass)*](https://www.mobygames.com/game/4831/trophy-bass/)였고, 이 글을 쓰는 현재 모비게임스 리뷰 수는 정확히 0개다. 그리고 1990년대 말 대형 할인점에서 선풍적으로 팔린 조악한 히트작 [*디어 헌터(Deer Hunter)*](https://www.mobygames.com/game/2922/deer-hunter/) 이야기는 아예 꺼내지도 말자. 하드코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농담거리](https://www.mobygames.com/game/26177/deer-avenger/)였지만, 그 게임은 팔리고 또 팔리고 또 팔리고 또 팔렸다.
이 현상의 좀 더 미묘한 사례가 있다. 하드코어 플레이와 캐주얼 플레이의 경계 일부를 가로지르면서도, 속칭 교양 없는 대중의 취향과 지성에 대해 *디어 헌터*보다는 조금 더 희망을 주는 사례다. 바로 [*심시티(SimCity)*](https://www.filfre.net/2016/06/simcity-part-1-will-wrights-city-in-a-box)다. 윌 라이트가 설계하고, 그가 공동 창립한 맥시스 소프트웨어가 1989년 초에 출시한 *심시티*는 강박적으로 빠져들게 하는 플레이성과, 도시계획이라는 진지하고 어른들이 인정할 만한 주제를 결합했다. 이 조합은 유명하게도 *타임(Time)*지가 게임 출시 몇 주 만에 사상 첫 컴퓨터 게임 리뷰를 쓰도록 만들었다. 그 뒤로는 한계가 없었다. 구겨진 옷차림에 줄담배를 피우고, 분당 1마일 속도로 말하는 라이트는 잡지, 신문, 심지어 텔레비전 프로그램까지 몰려와 자신들이 품고 있던 어떤 고정관념에도 맞지 않는 이 게임과 이 남자를 다루면서 작은 유명 인사가 되었다. 2013년에 그 들뜬 시절을 돌아보며 라이트는 *심시티*를 “주류 관객 쪽으로 더 기울어진 게임의 거의 최초 사례”라고 불렀다. “그들은 반드시 드래곤이나 역사나 스포츠에 빠져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흥미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판타지보다 현실에 더 가까운 게임에 관심을 가졌죠.” 당시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 그만큼 반향을 얻은 게임은 [*테트리스(Tetris)*](https://www.filfre.net/2017/06/a-tale-of-the-mirror-world-part-3-a-game-of-falling-shapes)뿐이었다. 하지만 떨어지는 블록 게임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었다. 반면 말 그대로 도시 전체를 시뮬레이션한다고 내세운 제목 그대로의 *심시티*는 중간 취향 매체들이 사려 깊은 해설을 끝없이 펼칠 수 있는 풍경을 열어주었다.
[](https://www.filfre.net/2016/06/simcity-part-1-will-wrights-city-in-a-box/simcity_dos-2/)
이 담론은 종종 자기모순적이었다. 한편으로는 *심시티*에 명시적인 목표나 승리 상태가 없다는 점 때문에, 이 게임은 “소프트웨어 장난감(software toys)”이라는 새로운 세대의 전조로 간주되었다. 가벼워 보이는 표현이었지만 윌 라이트는 이를 열렬히 받아들였다. 다른 한편 같은 매체들은 대학 교수와 시의회가 이 소프트웨어 장난감을 시뮬레이션으로 충분히 진지하게 받아들여 자신들의 업무에 적용한다고 주장하는 보도로 가득했다. 라이트는 이런 일에 좀 더 양가적인 태도를 보였다. 아마도 그는 *심시티*가 가장 추상적인 의미를 제외하면 실제 어떤 것에도 기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그는 이 사람들이 허튼소리를 한다고까지는 차마 말하지 못했다. 여러 해가 지나서야 그는 완전히 솔직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심시티*가 사실 “도시가 작동하는 방식의 캐리커처이지, 현실적인 모델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와서 말합니다. “전문가용 버전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말은 정말 무섭습니다. 현실과 비교하면 이 시뮬레이션들이 얼마나 형편없는지 제가 잘 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우리가 도시가 실제로 발전하는 방식을 곧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하며 떠나는 것만큼은 절대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어떤 것이 컴퓨터 화면에서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꽥꽥거린다고 해서, 그것이 오리에 대한 정확한 시뮬레이션이라는 뜻은 아니다. 기술 저널리스트 스티븐 레비는 이렇게 곰곰이 생각했다. “내가 로어 고모라(Lower Gomorrah)를 운영하고 있을 때, 도시처럼 보이고 도시처럼 느껴지는 어떤 것을 다루고 있었을 때, 나는 정말로 도시와 형식적 유사성을 지닌 무언가를 조작하고 있었던 걸까? 실제 사물의 모방은 얼마나 의미가 있을까?” 참고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은 “사실상 아니다”와 “그다지 없다”다.
하지만 도시 공간에 대한 진짜, 말 그대로의 시뮬레이션으로서 어떤 결점이 있든, *심시티*가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게임 중 하나로 꼽혀야 한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점에서 *심시티*는 *미스트*와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미스트*는 필연적으로 쏟아진 대체로 성공하지 못한 복제작들, 그리고 [거의 그만큼 성공한 직접 후속작 하나](https://www.filfre.net/2024/05/riven)가 힘을 다한 뒤에는 일종의 진화적 막다른 길로 판명되었다. *심시티*는 도시 건설 게임(city-builder)이라는 새로운 게임 하위 장르를 낳았다. 분명 틈새 범주였지만, 1인칭 슬라이드쇼 어드벤처 게임보다 훨씬 더 인기 있고 오래 지속되었다. 그러나 이는 *심시티*의 실제 영향력에서 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하다. *심시티*는 플레이어의 반사신경을 시험하는 데 별 관심이 없는 게임에도 실시간 접근 방식이 이로울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통해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드러냈고, 이들은 [*레일로드 타이쿤(Railroad Tycoon)*](https://www.filfre.net/2017/03/railroad-tycoon)부터 [*유로파 유니버설리스(Europa Universalis)*](https://www.mobygames.com/game/3484/europa-universalis/)까지 폭넓은 전략 게임에 실시간 방식을 구현했다. 또한 “건설 게임(builder games)”과 “소프트웨어 장난감”이라는 개념을 대중화하고 정당화함으로써 디자인 미학도 영원히 바꾸었다. 이후에는 *심시티*에 그토록 두드러지게 없었던 캠페인, 이야기, 목표를 갖춘 게임들조차 윌 라이트가 심어놓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샌드박스(sandbox)”나 “자유 플레이(free-play)” 모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다. 이런 식으로, 그리고 그 밖의 여러 방식으로 *심시티*의 영향력은 놀라울 만큼 멀리 뻗어 있다. 예컨대 시드 마이어는 [*문명(Civilization)*](https://www.filfre.net/2018/03/the-game-of-everything-part-1-making-civilization)이 *심시티* 없이는 결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했다. 실제로 그는 원작 *문명*을 실시간으로 작동하게 만들려고 정말,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가, 결국 그것이 디자인의 다른 부분들과 잘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현대 게임이 무엇이든, 그 DNA 어딘가에 *심시티*의 흔적이 있을 가능성은 절반을 넘는다.
그러나 좀 더 직접적인 맥락에서 *심시티*의 성공은 윌 라이트에게 딜레마를 안겼다. *인포월드(InfoWorld)*,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 *뉴스위크(Newsweek)*처럼 의외의 매체에서 거의 숭배에 가까운 어조로 논의되는 게임의 뒤를 이어, 그와 맥시스는 무엇을 해야 할까? 라이트는 게임을 이겨야 하는 경쟁이나 경험해야 하는 상호작용적 이야기로 보지 않았다. 그는 게임을 만지작거리며 배우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보는 자신만의 독특한 비전을 계속 밀고 나가기로 마음먹었다. *심시티*가 그에게 돈과 명성을 안겨주고 있는데, 굳이 다른 일을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맥시스의 공동 창립자 제프 브라운은 라이트의 창의성을 보완하는 사업 감각을 지닌 인물이었다. 그는 자신의 책임이 “어떤 의미에서는 그[라이트]를 보호하고, 그가 자기 일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나와 내가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윌이었고, 그의 창의적인 것을 세상에 내놓는 일이었죠.”
1990년 봄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Game Developer’s Conference)에서 라이트는 당시의 들뜬 분위기만큼이나 게임을 바라보는 자신의 사고방식을 잘 보여주는 발표를 했다. 그는 “플레이어가 한 상상의 세계에서 얻은 성취를 다른 세계로 옮길 수 있도록” 업계 표준 파일 형식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예를 들어 *심시티*의 도로 체계를 이용해 [*베트!(Vette!)*](https://www.mobygames.com/game/799/vette/)에서 경주할 수도 있고, 전자의 지지율이 이를테면 [*울티마 VI(Ultima VI)*](https://www.filfre.net/2017/04/ultima-vi)에서 거둔 성취로 높아질 수도 있다.” 이 세 게임이 이전에 같은 문장 안에서 언급된 적이 있었을까?
그 제안이 순진하고 결국 무의미했다 해도, 윌 라이트에 대해 중요한 점 하나를 보여준다. 그의 머릿속에서 앞으로 그가 만들거나 만들 수 있게 할 모든 게임은 어떤 의미에서 하나의 더 크고 포괄적인 게임, 하나의 완전한 시뮬레이션 우주의 일부가 될 터였다. [닐 영(Neil Young)](https://www.youtube.com/watch?v=UYMNcILqQV4)의 표현을 바꾸어 말하자면, 윌 라이트에게 그것은 모두 하나의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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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4023285-simearth-the-living-planet-dos-front-cover/)
1990년대의 여명기는 환경과학에 중요한 시기였다. 산성비처럼 시간적·지리적으로 국지화된 영향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 세대에 걸친 규모에서 인간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더 넓은 틀의 논의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우연이 아니게도,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라는 용어가 대중 담론에 크게 들어온 것도 이 무렵이었다. 원작 *문명*이 지구 온난화를 게임 메커니즘으로 포함한 것은, [무한한 인간 진보](https://www.filfre.net/2018/03/the-game-of-everything-part-3-civilization-and-the-narrative-of-progress)라는 더 큰 주제에 대해 이 게임이 본 몇 안 되는 [결점](https://www.filfre.net/2018/05/the-game-of-everything-part-10-civilization-and-the-limits-of-progress) 중 하나였고, 이 게임이 구상된 시대를 매우 잘 반영한다. 윌 라이트의 *심어스(SimEarth)*에 대해서는 이 말이 더더욱 맞다. *심어스*는 *문명*보다 1년 반 앞선 1990년 중반에 등장했다. 환경 이론의 유행하는 한 측면을 메커니즘으로 넣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행성에 관한 가이아 가설(Gaia hypothesis)을 본격적으로 시뮬레이션하려 했다.
1970년대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철학적·영적 뿌리는 수천 년 더 먼 과거까지 뻗어 있는 가이아 가설은 전직 나사(NASA)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의 산물이었다. 이 가설은 생물 요소와 무생물 요소를 모두 포함한 지구 *전체*를 하나의 맞물린 시스템, 거의 그 자체로 하나의 메타 유기체처럼 보고 이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러브록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다.
> 가이아는 지구와 그 위의 생명 진화에 관한 엄밀한 과학 이론이다. 그것은 결코 다윈과 모순되지 않는다. 바위, 대기, 바다의 진화까지 포함하도록 다윈주의를 확장한다. 가이아 이론은 물질세계의 진화와 유기체의 진화를 긴밀하게 결합된 과정으로 본다. 유기체의 변화는 언제나 환경에 영향을 미치며,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주류 과학자들이 보기에 문제는 러브록이 이 공생이 정확히 어떻게 일어나는지, 생물이 어떻게 그토록 포괄적으로 무생물과 소통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는 데 있었다. 그들에게 이것은 과학이라기보다 신비주의나 종교처럼 들렸고, 그들은 이 점을 거듭 강조했다. 엄밀한 과학의 원칙에 따르면 그 지적은 아마도 충분히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문자 그대로 참인지와 거의 무관하게, 가이아 가설은 사고실험으로서 여전히 대단히 매력적이고 영감을 준다. 1990년에 게임 저널리스트 러셀 드마리아는 이를 놀라울 만큼 유려하게 표현했다.
> 가이아 가설은 이 따뜻하고 푸른 구체를, 우주의 위협적인 공허 한가운데서 우연히 생명을 지탱하는 바위가 아니라, 수십억 년 동안 자기 자신의 살아 있음의 상태를 성공적으로 유지해온 유기체로 보게 해준다. 우리는 초유기체 진화의 일부인가? 우리는 그 유기체가 우주와 은하 전역에서 자신을 번식하도록 돕는 존재가 될 것인가? 이것들은 러브록 박사의 놀라운 이론을 접한 뒤 내가 생각해온 질문들 중 일부다. 내 세계관은 영원히 바뀌었다.
제임스 러브록은 자신의 가설을 모델링하고 가르치는 데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늘 관심이 있었다. 그는 가이아를 글로만 읽는 것보다 실제로 작동하는 모습을 볼 때 더 이해하기 쉽다고 믿었다. 1980년대 초, 그는 앤드루 왓슨이라는 동료와 함께 *데이지월드(Daisyworld)*라는 극히 단순한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 이 시뮬레이션은 생명체가 두 종류뿐인 행성을 모델링했다. 햇빛을 반사하는 흰 데이지와 햇빛을 흡수하는 검은 데이지다. 따라서 다른 조건이 같다면 흰 데이지는 행성을 더 차갑게 만들고, 검은 데이지는 더 따뜻하게 만든다. 재미라고 부를 수 있다면, 데이지의 수와 점유 면적을 만지작거리며 어떤 기후가 만들어지는지 보는 것이 재미였다. *데이지월드*는 가이아 가설이 생명체가 주장된 정도로 행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한 과학자들에 대한 반박으로도 의도되었다. 아쉽게도 그들 대부분은 여전히 설득되지 않았다. 그들은 이런 단순화된 모델이 환경의 일부 측면, 특히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를 이해하는 데는 어느 정도 유용할 수 있지만, 가이아 가설이 말하는 공생의 전체 범위에는 접근조차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러브록이 컴퓨터 모델링에 잘 알려진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은 남는다. 이를 바탕으로, 자랑스럽게도 개종하지 않은 히피이자 기술 낙관주의 성향을 지닌 *홀 어스 카탈로그(The Whole Earth Catalog)*의 창립자 스튜어트 브랜드가 막 *심시티* 명성을 얻기 시작한 윌 라이트에게 그를 소개했다. 두 사람은 곧 *데이지월드*보다 훨씬 정교한 살아 있는 행성 시뮬레이션을 함께 만들기로 했다. 수십억 년에 걸쳐 한 행성의 진화와, 그 위에 마침내 생겨날 수 있는 모든 생명의 진화를 모델링하는 시뮬레이션이었다. 이 행성은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 우리 지구와 비슷할 수도, 다를 수도 있었다. 처음에 라이트와 러브록은 이 시뮬레이션을 그냥 *가이아(Gaia)*라고 부르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제프 브라운의 지혜에 따랐다. 그는 맥시스가 *심시티*라는 이름에서 훌륭한 브랜드의 출발점을 얻었으니 이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게 *가이아*는 *심어스: 살아 있는 행성(SimEarth: The Living Planet)*이 되었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simearth_2/)
*심어스*는 거의 가슴이 아플 만큼 진지한 시도였다. 길거리의 보통 사람이 비디오게임이라고 상상할 만한 것과는 백만 마일쯤 떨어져 있었다. 앞서 언급한 러셀 드마리아가 쓴 공식 전략 가이드에는, 보통 점수를 올리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위한 팁, 요령, 치트로 가득한 이 장르의 책들 가운데 아마도 유일했을 정치적 행동 촉구가 들어 있었다. “이 문제들을 여러분의 주의에 환기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우리의 우선순위를 기억하고, 어쩌면 파괴적인 행동을 멈추며, 우리 세계와 조화롭게 살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행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맥시스는 게임 수익 일부를 환경 자선단체에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러브록은 *심어스*가 “단순한 게임 이상의 무언가로 발전할지도 모른다”고 희망한다고 썼다. “세상과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한 안내가 될 수 있는 개인적 모델. 서로 다른 삶의 방식이 가져올 장기적 결과를 우리 스스로 시험해보는 방법” 말이다.
*심어스*에서 목표를 찾는다면, 그것은 자신의 개인적 가이아를 이끌어 행성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남고 번영할 수 있는 지적 생명을 낳게 하는 것일 터였다. 기독교 목사로 임명된 인물이면서 동시에 *컴퓨터 게이밍 월드(Computer Gaming World)* 잡지 편집장이었던 조니 L. 윌슨은 *심어스* 리뷰를 직접 맡았다. 다윈주의적 진화가 그토록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게임이라는 생각 자체에 적대적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심어스*가 자신의 믿음을 재확인해주었을 뿐이라고 선언했다. 이 시뮬레이션의 신 역할을 맡은 자신이, 행성의 연약한 동식물이 단계에서 단계로 나아가도록 시스템을 끊임없이 손보아야만 생명이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창세기의 극적인 창조 서사는 아니었지만, 그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simearth_1/)
물론 *심시티*에 대해서 그렇듯, *심어스*에 대해서도 너무 흥분해서는 안 된다. *심시티*보다 더 진지한 의도로 만들어졌을지는 몰라도, 시뮬레이션으로서의 정확성에 관한 같은 단서들이 모두 적용된다. 아니, 그 범위가 터무니없이 방대하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더 커진다. 하지만 이 게임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우리의 연약한 행성과 그에 대한 우리의 관계를 다르게 생각하게 만들 수 있었다면, 그런 점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슬프게도 *심어스*는 *심시티*와 비슷한 관객을 결코 찾지 못했다. 공감하기가 그만큼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시티*에서는 도시계획의 거대한 실패조차 재미있을 수 있었다. 사실 때로는 그것이 가장 재미있었다. 하지만 *심어스*에서 손잡이를 정확히 맞춰 돌리는 데 실패하면, 구경할 만한 대재앙적 화재나 장대한 교통체증 대신 죽은 바위 덩어리만 남았다. 모든 것이 *너무나* 느리고 추상적이었으며, 플레이어들이 알고 있는 실제 삶과 너무 동떨어져 있었다.
이는 이후 윌 라이트와 맥시스에 일종의 문제가 되었다. 큰 사상에 대한 그들의 진지한 시뮬레이션은 항상 그렇게 뚜렷하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심어스*는 처음에는 잘 팔렸지만, 이 소프트웨어 장난감이 전작보다 덜 즐겁고 장난스럽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기세가 꺾였다. 오랫동안 *심시티*라는 이름을 달지 않은 거의 모든 맥시스 게임이 같은 운명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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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4107995-simant-dos-front-cover/)
그렇기는 해도 라이트의 다음 게임에는 묵직하고 불길한 *심어스*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기발함과 유머가 더 많이 들어 있었다. 그의 다른 많은 게임처럼 1991년작 *심앤트: 전자 개미 군락(SimAnt: The Electronic Ant Colony)*도 대중과학 독서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번에는 E.O. 윌슨의 책 *개미들(The Ants)*이었다. 이 책은 1991년 퓰리처상 일반 논픽션 부문에서 의외의 수상작이 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라이트가 자신의 이론을 컴퓨터 위의 상호작용적 생명으로 옮기려던 바로 그 인물과 직접 협력할 수 없었다. 윌슨은 라이트가 협업을 제안하며 보낸 편지를 꼼꼼히 읽지 않았고, 결국 다른 모든 사람처럼 *심앤트*가 완성된 뒤에야 그 존재를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게임을 보고 “정교함과 정확성”을 칭찬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는 괜찮았다.
E.O. 윌슨은 개별 개미가 저마다 가장 기초적인 형태의 인식 능력만을 지녔음에도, 페로몬을 사용해 놀라울 만큼 먼 거리에서 소통한다는 사실을 처음 발견한 인물이었다. 그 결과 구성 요소들의 지능을 엄청나게 초월하는 집단 지성이 생겨난다. 특정한 관점에서 보면, 라이트의 첫 세 *심(Sim)* 게임은 모두 그가 즐겨 “분산(distributed)”된, 공동체적 형태의 지성이라고 부른 것을 다루고 있었다. *심어스*는 거시적 수준에서, *심앤트*는 미시적 수준에서, *심시티*는 그 중간 어딘가에서 말이다. *심앤트*에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여왕개미를 중심으로 군락을 만들며 번식개미, 일개미, 병정개미의 적절한 비율을 찾아야 한다. 또한 경쟁 개미 군락과, 돌아다니는 타란툴라처럼 곤충 사회를 대혼란에 빠뜨릴 수 있는 더 큰 생명체들에도 대응해야 한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simant/)
라이트와 맥시스에서 서서히 커져가던 주변 팀은 이 시뮬레이션을 *심어스*보다 더 공감 가능하게 만들 방법을 찾았다. 액션 욕구가 필요하다면 병정개미 하나를 직접 조종해 전투로 돌격할 수 있었다. 맥시스는 심지어 점수와 최고 점수표를 넣는 것까지 허락했다. 궁극적 성취는 불운한 인간과 그의 개를 집에서 완전히 몰아내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본 *컴퓨터 게이밍 월드*는 사실 개미 군락의 삶과 “흥미진진한 스페이스 오페라 줄거리” 사이에 그렇게 많은 차이는 없다고 지적했다. “영화 *에일리언(Alien)*에 나오는 끔찍하고 거의 파괴 불가능한 곤충 같은 괴물은 결국 전갈과의 혼혈 결혼에서 태어난, 강화되고 산을 토하는 생존주의자 개미였던 셈이다.”
하지만 탐욕스러운 곤충, 더구나 [하이브 마인드(hive minds)](https://www.youtube.com/watch?v=AyenRCJ_4Ww)는 공상과학의 시작부터 단골 소재였음에도, 사람들이 곤충형 겹눈 광수용기를 통해 세상을 보며 몇 시간씩 보내고 싶어 하는지에 대한 답은 엇갈렸다. *심앤트*는 장기적으로 *심어스*보다 훨씬 선전해 10만 장 넘게 팔렸지만, 라이트는 주된 구매층이 “열 살에서 열세 살” 남자아이들이 되었다는 사실에 다소 실망했다. 이들은 질척거리는 효과음과 괴기한 분위기에 가장 잘 반응할 준비가 된 집단이었다. “저는 개미가 분산 지성의 예로서 얼마나 놀랍도록 흥미로운지를 이해할 더 나이 든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개미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열두 살 아이들에게 어필하게 되었죠.” 뭐, 어쩌겠는가. “잘못된” 고객이라도 고객이 전혀 없는 것보다는 낫다. *심앤트* 이후 두 게임의 경우에는 걱정스러울 정도로 후자가 현실이 된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6696466-simlife-dos-front-cover/)
그 두 게임은 맥시스가 윌 라이트가 아닌 다른 디자이너의 작업에 *심* 브랜드를 붙인 첫 사례였다. 이때쯤 스튜디오는 사상가와 몽상가들의 유토피아적 집단으로 발전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상업 게임 산업의 일부라고 거의 느끼지 않았고, 그 산업의 일반적인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도 전혀 느끼지 않았다. 계속해서 선물을 주는 *심시티*가 자금을 대주며, 그들이 추구하고 싶은 난해한 실험은 무엇이든 가능하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전 애플(Apple) 하드웨어 엔지니어 켄 카라콧시오스는 맥시스의 지금까지 나온 시뮬레이션 중 *가장* 난해한 *심라이프(SimLife)*를 맡았다. 이 게임은 *심앤트*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접근성에 대한 양보를 모두 버렸다. *심라이프*는 대중과학의 또 다른 유행에 반응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디지털 “세포 자동자(cellular automata)”의 가능성, 또는 스티븐 레비가 쓴 인기 있는 1992년 책 제목을 빌리면 *인공 생명(Artificial Life)*에 관한 관심이었다.
자기 복제하는 디지털 유기체라는 개념은 당시에도 컴퓨터과학에서 오래된 것이었다. 그 기원은 1940년대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https://www.filfre.net/2022/04/a-web-around-the-world-part-7-computers-on-the-wire)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970년 무렵 수학자 존 콘웨이는 여기에 실용적인 형태를 부여했다. 그의 *생명 게임(Game of Life)*은 사용자가 컴퓨터 위에 “세포”들의 집합을 서로 다른 구성으로 배치한 뒤, 그것들이 살고 죽으며 어떤 패턴을 만들어내는지 지켜보게 했다. 이런 단순한 실험을 바탕으로 제기된 주장은 관점에 따라 대담한 비전일 수도, 터무니없이 과장된 것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 또는 그 인접 분야에서 [너무나 자주 일어나듯](https://www.filfre.net/2011/06/eliza-part-1),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조악한 생명 모방에서 진정한 의식이 어떻게 생겨날 것인지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simlife/)
그렇다고 세포 자동자가 유용하고 흥미로울 수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윌 라이트 자신도 세 편의 *심* 게임 모두에서 이런 접근법의 일부를 사용했다. 켄 카라콧시오스가 구현한 것은 근본적으로 *생명 게임*을 극적으로 확장한 버전이었다. 단일 세포가 온갖 식물과 동물로 진화하도록 허용하고, 플레이어가 원하는 만큼 많이 또는 적게 높은 곳에서 손을 대는 동안, 이들이 다양한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경쟁하고 협력하게 했다. 인공 생명의 쿨에이드를 전부 들이켜지 않았더라도 개념적으로는 충분히 흥미로웠다. 디지털이 아닌 세계에서 진화가 작동한다고 여겨지는 방식에 대한 괜찮은 시뮬레이션이기도 했다. 그러나 *심어스*를 시장 상품으로서 문제 있게 만들었던 요소들은 여기서 한층 더 과장되었다. 모든 것이 너무 길게 늘어지고, 너무나 추상적이었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심어스*와 너무 많은 영역을 다시 갈아엎고 있다는 점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심어스* 역시 더 장대한 세계 시뮬레이션이라는 맥락 안에서 생명체가 진화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했기 때문이다.
당시 세포 자동자의 가장 저명한 학계 지지자였던 컴퓨터과학자 크리스토퍼 랭턴은 *심라이프*가 “과학 연구에 유용한 도구가 되는 데 *무척* 가까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게임이 경쟁하고 있던 것은 과학 도구가 아니라 게임이었다. *심라이프*는 맥시스가 그때까지 낸 작품 중 가장 적게 팔린 출시작이 되었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5470966-sim-farm-dos-front-cover/)
전 맥시스 플레이테스터 에릭 앨버스가 구상하고 설계한 *심팜(SimFarm)*은 모든 면에서 더 현실적이었다. 맥시스의 마케팅 문구가 말했듯, 이 게임은 농장의 삶을 시뮬레이션하는 “*심시티*의 시골 사촌”이었다. 하지만 관개 수로를 파는 일은 도로를 놓는 것보다 덜 흥미롭다는 사실, 그리고 소가 풀을 뜯는 모습을 보는 일은 인간 통근자들이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보는 것보다 덜 재미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심시티*는 움직임이 있었다. *심팜*은 그저 햇볕 아래 앉아 구워지고 있을 뿐이었다. 이 게임이 주로 성공한 것은, 농장을 떠나 밝은 불빛과 대도시로 도망치는 이야기가 왜 오랫동안 픽션과 논픽션의 단골 소재였는지 보여주는 데 있었다. 판매량은 *심라이프*보다 크게 낫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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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japan-2/)
게임계의 위대한 정신들이 만난 자리. 1989년 10월 일본에서 미야모토 시게루, 윌 라이트, 제프 브라운.
실제로 *심어스*, *심앤트*, *심라이프*, *심팜*을 모두 합쳐도 *심시티*의 총판매량 한 자릿수 차이 범위 안에 들어가기도 버거웠다. 컴퓨터 게임 시장의 일반적인 논리를 거스르며, *심시티*의 판매량은 해가 갈수록 줄어든 것이 아니라 늘어났다. 전통적인 게이머, 해커, 너드가 아니었던 사람들이 점점 더 많이 컴퓨터를 집으로 들였기 때문이다. [CD-ROM과 멀티미디어](https://www.filfre.net/2016/09/a-slow-motion-revolution)에 대한 흥분, [최신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버전](https://www.filfre.net/2018/08/doing-windows-part-9-windows-comes-home)의 사용 편의성, 그리고 곧이어 [급성장하는 월드 와이드 웹(World Wide Web)](https://www.filfre.net/2022/05/a-web-around-the-world-part-10-a-web-of-associations)에 대한 수군거림 덕분이었다. *심시티*는 맥시스가 하는 다른 모든 일을 보조했다.
*심시티*는 첫 보금자리였던 애플 매킨토시(Apple Macintosh)에서 널리 이식되었다. 먼저 코모도어 아미가(Commodore Amiga)로 옮겨갔고, 이어 MS-DOS로 갔다. 실제로 판매 수치에 불을 붙이기 시작한 플랫폼은 MS-DOS였다. 그 뒤에는 서구권의 거의 모든 생존 가능하거나 반쯤 생존 가능한 컴퓨팅 플랫폼으로 갔다. 심지어 이전 컴퓨팅 시대의 노쇠한 피난민 같은 [코모도어 64(Commodore 64)](https://www.filfre.net/2012/12/the-commodore-64), [싱클레어 스펙트럼(Sinclair Spectrum)](https://www.filfre.net/2012/11/the-speccy), [BBC 마이크로(BBC Micro)](https://www.filfre.net/2012/10/the-bbc-micro)까지 포함되었다. 코모도어 64는 라이트가 이 게임의 첫 프로토타입을 코딩했던 기계이기도 했다. 하지만 MS-DOS판 다음으로 정말 중요한 이식은 새로운 슈퍼 닌텐도 엔터테인먼트 시스템(Super 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즉 [당시까지 가장 많이 팔린 단일 게임 콘솔](https://www.filfre.net/2016/04/generation-nintendo)의 큰 기대를 모은 후속 기종으로의 이식이었다. 1991년 8월 SNES가 북미에 출시되었을 때, *심시티*는 출시작 중 하나였다. 이 콘솔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Super Mario Bros.)* 같은 게임보다 훨씬 많은 것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초기 시연 역할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닌텐도 내부에서 *심시티*의 가장 큰 지지자가 다름 아닌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의 창조자, 전설적인 미야모토 시게루였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라이트는 1989년 10월 일본을 일주일 동안 탐색 방문하는 과정에서 그와 처음 가까워졌다. 이후 닌텐도는 미야모토의 지휘 아래 직접 이식을 맡기로 동의했고, 게임의 본질을 잃지 않으면서 이를 “닌텐도화(Nintendoizing)”했다. 미야모토는 미국인 친구를 “닥터 라이트(Dr. Wright)”로 게임 안에 집어넣었다. 그는 때때로 나타나 논평과 조언을 제공했다. 이는 원래 형태에서는 맥시스의 모든 소프트웨어 장난감처럼 식별 가능한 캐릭터가 전혀 없었던 게임에 개성을 부여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빠르게 기존 컴퓨터 플랫폼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독립 게임 시장이 된 SNES에 *심시티*가 올라간 것은 맥시스에 또 하나의 엄청난 호재였다. 비록 더 만화적인 외형이 눈살을 찌푸리는 *타임*지 독자층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는 않았겠지만 말이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snes/)
거실용 콘솔로 확장하던 바로 그 시기에, 맥시스는 외부 개발 게임의 퍼블리셔가 되어가고 있었다. 이 게임들은 대체로 *심* 브랜드를 달지는 않았지만, 정신적으로는 그와 맞닿아 있는 경우가 많았다. 맥시스는 난해한 개념 때문에 다른 퍼블리셔들에게 냉대를 받았던 여러 해외 스튜디오에 미국 시장 진입로를 제공했다. 그 게임들은 일본에서 개발된 금융 중심의 *레일로드 타이쿤* 경쟁작 [*A열차로 가자(A-Train)*](https://www.mobygames.com/game/822/a-train/)에서부터, [*엘피시(El-Fish)*](https://www.mobygames.com/game/314/el-fish/)라는 러시아산 수동적 “수족관 시뮬레이터(aquarium simulator)”까지 다양했다. 전자는 모든 일본 게임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처럼 단순하고 귀엽다는 생각이 거짓임을 보여주었고, 후자는 윌 라이트의 머릿속에서 나온 그 어떤 것 못지않게 당당히 목표가 없었다. 어떤 사람은 “무의미하다(pointless)”는 표현을 고를지도 모르겠다.
이들 중 많은 작품은 나름의 방식으로 가치 있고, 심지어 고귀한 시도였다. 비록 이 겸손한 필자의 취향에는 맞지 않더라도 말이다. 하지만 바로 그 사실이 문제를 드러낸다. 이들은 특이한 소재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진 플레이어를 요구하는 초틈새 타이틀이었다. 당시 상업용 컴퓨터 게임의 유통 시스템은 그런 제품에 잘 맞지 않았다. 맥시스는 이 게임들이 팔릴 만한 매장에 들여놓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귀중한 진열 공간을 *엘피시*에 낭비하는 데 흥분한 소매 주문 담당자는 거의 없었다. 같은 선반을 *둠*과 *미스트*의 추가 재고, 그리고 그렇다, *심시티*의 추가 재고로 채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4024542-simcity-2000-dos-front-cover/)
1992년 여름, 제프 브라운은 맥시스 지분 30퍼센트와 회사 이사회 의석 하나를 워버그 핀커스 벤처스(Warburg Pincus Ventures)로부터 받은 1,000만 달러 현금 투자와 맞바꾸었다. 이 거래는 그 돈 일부를 1990년대의 기대에 더 잘 맞는 새로운 *심시티*에 사용한다는 이해를 전제로 했다. 첫 게임을 샀던 모든 사람에게 다시 팔 수 있으면서, 동시에 많은 새로운 사람들에게도 닿기를 바라는 작품이었다.
당시 윌 라이트는 몇 달째 주변의 몽상적인 사람들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심앤트*의 핵심 알고리즘 일부를 바탕으로 쌓아 올리던 가상 인형의 집이었다. 라이트 자신이 인정했듯, 브라운은 그를 거기서 “끌어내” *심시티 2000(SimCity 2000)*을 만들게 해야 했다. 그는 결국 자신의 인생에서 1년이 넘는 시간을 이 프로젝트에 바쳤다. 하지만 열정보다는 마지못한 태도에 가까웠다. 신뢰하는 사업 파트너가 맥시스가 살아남고 다른 모든 게임을 가능하게 하려면 이 게임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관리 모드에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후속작을 만드는 것이었으니 디자인이 어떻게 될지는 꽤 분명히 알고 있었죠. 후속작은 언제나 더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엔지니어링이 제대로 되었는지, 성능이 적절한지 확인하는 쪽이었습니다.”
이전에 라이트와 제임스 러브록과 함께 *심어스*에서 일했던 프레드 해슬램이 공동 설계한 *심시티 2000*은 모든 면에서 맥시스에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이었다. 그전까지 맥시스는 진지한 회사인 만큼이나 창의적 놀이터이기도 했다. 실제로 게임을 팔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업계의 확립된 논리를 기꺼이 비웃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독보적인 *심시티*를 제외하면 그렇게 끔찍하게 많은 게임을 팔지는 못했다. 이제 브라운은 모두에게 말했다. 그 게임의 후속작은 시장이 요구하는 항목들을 충족해야 한다고. 그러면서도 누구의 기대도 지나치게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무엇보다도 1993년 크리스마스 구매 시즌에 맞춰 완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그들은 이 모든 일을 해냈지만, 마찰과 상처 없이 해낸 것은 아니었다. 일부 직원들은 이런 지시가 맥시스가 상징한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에 대한 배신이라고 여겨, 따르기보다는 회사를 떠났다. 남은 사람들은 모든 일이 끝나기 전까지 크런치(crunch)의 본질을 알게 되었다. 맥시스 사람들에게는 또 다른 새로운 경험이었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2000_3/)
하지만 결국 *심시티 2000*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서도, 상업 제품으로서도 요구된 일을 정확히 해냈다. 4년 반 전의 전작에 비해 가장 뚜렷한 개선은 시각 요소였다. 예전의 탑다운(top-down) 시점은 아이소메트릭(isometric) 시점으로 바뀌었고, 화면 색상 수는 16색에서 256색으로 늘어났으며, 전문 아티스트들이… 음, 이번에는 있었다고만 해두자. 차이는 정말 밤과 낮 같았다.
개선된 시각 요소에는 개선된 인터페이스와 상당히 상식적인 게임플레이 확장 요소들이 더해졌다. 병원과 학교, 새로운 종류의 중공업과 발전소, 상하수도 시스템, 지하철과 열차 및 기타 새로운 교통수단이 들어갔다. 여기서는 *레일로드 타이쿤*의 영향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심시티*가 그 게임에 큰 영감을 주었고, 다시 그 영향이 되먹임된 셈이다. 게임 디자인은 언제나 대화였다. 게임의 역사적 시작 연도를 고르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할 때마다 이를 이용할 수 있었다. 1910년 지하철, 1920년 버스, 1930년 고속도로 등으로 이어져 2050년에는 마이크로파 전력과 핵융합 전력까지 갔다.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도시의 시장으로서 조례를 발령하고, 게임 내 신문에서 자신의 성취와 어리석음을 읽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잘 만들어졌지만, 동시에 과하지는 않았다. 옛 팬들이 알고 사랑하던 바로 그 *심시티*로 여전히 뚜렷이 알아볼 수 있었다. 제프 브라운 같은 사업 전문가의 눈에는 완벽한 후속작이었다.
[](https://www.filfre.net/2026/07/the-life-and-times-of-maxis-part-1-simeverything/2000_2/)
그는 첫 *심시티*라는 캐시카우가 완전히 말라붙기 전에 이 게임을 내놓은 선견지명에 대해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 *심시티 2000*은 1993년 크리스마스에, 최근의 다른 맥시스 게임들이 전혀 그러지 못했던 방식으로 베스트셀러 차트를 치고 올라갔다. 그리고 몇 달, 이어 몇 년 동안 계속 팔렸다. 계절성이 매우 강한 산업에서 또 하나의 드문 상록수였다. 이 게임은 큰 외부 출판사들이 낸 트레이드 페이퍼백 전략 가이드만 세 권을 낳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 맥시스는 아직 일관되게 돈을 버는 방법을 하나밖에 찾지 못했지만, 운 좋게도 그 하나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벌어주었다. *심시티*에 또 한 번의 생명을 부여한 뒤, 그들은 다시 이상해질 수 있었다… 아니, 그렇지 않다. *난해해질(esoteric)* 수 있었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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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마크 H. 워커의 *팔리는 게임들!(Games That Sell!)*, 차임 긴골드의 *심시티 만들기: 세계를 기계 안에 넣는 법(Building SimCity: How to Put the World in a Machine)*, 러셀 드마리아의 *심어스: 공식 전략 가이드(SimEarth: The Official Strategy Guide)*, 닉 다르가히와 마이클 브레머의 *심시티 2000: 권력, 정치, 그리고 배관(SimCity 2000: Power, Politics, and Plumbing)* 개정판, 대니얼 A. 타우버와 브렌다 키넌의 *심시티 2000 전략과 비밀(SimCity 2000 Strategies and Secrets)* 제2판, 피터 스피어와 조니 L. 윌슨의 *공식 심시티 2000 계획위원회 핸드북(The Official SimCity 2000 Planning Commission Handbook)*, 리처드 라우스 3세의 *게임 디자인 이론과 실제(Game Design Theory & Practice)* 제2판, 스티븐 레비의 *인공 생명: 컴퓨터가 생물학을 만나는 최전선에서 온 보고서(Artificial Life: A Report from the Frontier Where Computers Meet Biology)*. 1990년 4월호 *맥월드(Macworld)*, 1990년 9월호, 1991년 1월호, 1992년 3월호, 1992년 9월호, 1993년 4월호, 1993년 7월호, 1993년 11월호 *컴퓨터 게이밍 월드*, *레트로 게이머* 115호와 210호.
온라인 출처로는 *옵스큐러토리(The Obscuratory)*에 실린 필 살바도르의 맥시스 기사 모음, 맷 바턴의 [제프 터널 영상 인터뷰](https://www.youtube.com/watch?v=vXb30FDJqB0&t), 그리고 예전 *가마수트라(Gamasutra)* 사이트에 실린 트리스턴 도너번의 [윌 라이트 인터뷰](https://web.archive.org/web/20121111001839/http://www.gamasutra.com/view/feature/134754/the_replay_interviews_will_wright.php?page=1)가 있다.
**구할 수 있는 곳:** 이 글에서 다룬 맥시스 게임 중 현재 디지털 구매가 가능한 것은 [*심시티 2000*](https://www.gog.com/en/game/simcity_2000_special_edition)뿐이다.